배우 강민아의 어머니는 연극 배우였다.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배우가 아닌 '엄마'의 삶을 살게 되었다. 그는 그의 못다 이룬 꿈을 자신의 어린 딸이 이루어 줄거라 믿었다. 자신의 선택이 아닌 엄마에 의한 '아역 배우'로 살아가던 강민아는 또래 친구들처럼 평범하게 생활하고 싶었다. "엉엉 울면서 안하겠다고 했어요." 어머니의 꿈은 거기서 멈추는 듯 보였다. 하지만 '배우'라는 꿈에 다시 불을 지핀 건 강민아 자신이다. 그는 작은 영화의 적은 배역도 마다하지 않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지난 부산 국제 영화제에 초청된 최고의 영화는 아닐지 몰라도,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킨 영화로 이환 감독의 <박화영>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엄마에게 버림 받고 누군가에게 엄마가 되고 싶어 하는 소녀 박화영에 관한 이야기다. 그렇고 그런 배우로 짐작하던 강민아의 이름을 <박화영>의엔딩 크레딧에서 발견했을 때 나는 이 배우를 다시 보게 됐다. "아주 나쁜 연기를 해야 했어요. 쉽진 않았지만, 사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충격적인 일들이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잖아요." 강민아는 이 영화를 들고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레드 카펫 위를 사뿐히 걷고 인터뷰와 행사에 참여했지만 가장 고대하던 순간은 <박화영>의 첫 상영이 있던 날 극장에서 자신의 얼굴을 마주하는 일이었다.
별 생각 없이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물었다.
그러니까 그건 마음에 없는 안부 인사를 하는 일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인터뷰의 법칙이요, 인사치레 같은 거다.강민아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말문을 열었다. 그의 답변에 내가 제대로 한방 먹었다.기절. 내가 졌다. 인정. "제가 어리기 때문에 모든 인터뷰에서 이 질문을 하시거든요.
생각해보면 유명한 배우에게는 묻지 않는 거 같아요. 아마 제가 아직 '어떤 배우'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그 질문을 받는거라 할수 있겠죠. 늘 생각해요. '나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지?' 그런데 잘 모르겠어요. 틀을 정해놓고 거기에 나를 맞추고 싶진 않아요. 그래서 매번 얼버무리다 끝나요(웃음). 저 욕심 되게 많거든요. 무조건 잘될 거라고 믿어요.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목표라도 크게 잡아야 그 비슷한 곳에라도 닿을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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